American Parent 영화 리뷰

 

American Parent

『팬데믹 시대, 일상의 작은 균열 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배려』

🎥 영화 개요

🎬 제목: American Parent (2023)
🌍 국가: 🇺🇸 미국
🎞️ 장르: 인디 드라마 / LGBTQ+ / 가족
🗓️ 제작 및 방영: 독립 제작, 2023년 개봉
⏳ 러닝타임: 약 84분
📢 감독: Emily Railsback (에밀리 레일스백)
🖋️ 각본: Emily Railsback (에밀리 레일스백)
📺 플랫폼: 독립영화제 상영 및 제한적 스트리밍

👩‍💼 출연: Kristen Bush (크리스틴 부시) – Elsie
Rebecca Ridenour (레베카 리데노어) – Bette

🧩 스토리 심층 탐구 (스포일러 포함)

👪 코로나 시대, 퀴어 육아 부부의 일상 리얼리즘

《아메리칸 페어런트》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갓난아기를 키우는 레즈비언 부부 엘시(Elsie)와 베티(Bette)의 삶을 다룹니다. 엘시는 시간제 신학 강사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자유분방한 베티는 복직을 꿈꾸지만 극장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전업 엄마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 영화는 외부의 거대 담론(동성애 혐오, 사회적 편견)보다는 육아, 경력 단절, 재정 문제퀴어 부부도 이성애 부부와 똑같이 겪는 지극히 일상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 '스파크'와 '현실'의 충돌

엘시와 베티는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이지만, 출산과 팬데믹이라는 외부 환경 변화가 그들의 관계 역학(Power Dynamics)을 근본적으로 뒤흔듭니다.

  • 역할의 전도와 긴장: 자유분방했던 베티는 출산과 직장 상실로 인해 커리어에서 좌절하고 전업 육아를 맡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심리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입니다. 반면, 시간제 강사였던 엘시는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으로서 경제적 압박감을 짊어지게 됩니다. 이 역할 전도는 두 사람 모두에게 예상치 못한 중압감과 불만을 초래하며 관계 내부에 긴장감을 만듭니다.
  • 친밀감의 상실: 육아의 고단함과 재정적 불안정은 이들의 낭만적 '스파크'를 빠르게 소멸시킵니다. 엘시가 직장과 생계에 몰두하고, 베티가 육아와 불안감에 지쳐가면서, 이들은 '동료 육아자'로서의 기능적 관계만 남고 '연인'으로서의 친밀함은 위협받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새로운 부모들이 흔히 겪는 이별과 거리감을 솔직하게 포착합니다.

🌈 퀴어 커플의 보편적인 도전과 특수한 경험

이들의 관계는 퀴어 커플이라는 특수성과 동시에 모든 부부가 겪는 보편성을 동시에 지닙니다.

  • 보편적 문제: 그들이 직면하는 집세, 직장 경쟁, 육아 스트레스 등은 성별이나 지향성에 관계없이 현대 미국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현실적인 고난입니다. 영화는 퀴어 커플도 외부의 편견 없이 평범한 가정 문제를 겪는다는 점을 보여주며, 그들의 삶을 '정상화(Normalization)'합니다.
  • 특수한 정체성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티가 낯선 사람에게 "아이가 아니라 조카인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매번 자신의 정체성을 '재차 커밍아웃' 해야 하는 일상의 미묘한 어려움은 오직 동성 커플만이 경험하는 사회적 마찰입니다. 이 작은 충돌들은 베티의 취약한 심리 상태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며, 관계 내의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 즉흥성과 파트너십의 재정의

감독이 즉흥 연기(Improv)를 활용한 방식처럼, 엘시와 베티는 예측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그들의 관계를 '즉흥적으로' 재정의하고 극복해 나갑니다.

  • 불완전한 소통과 노력: 이들은 완벽하게 소통하거나 모든 문제에 합의하지 않습니다. 갈등하고, 서로를 오해하며, 때로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서로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합니다.
  • 서로를 위한 타협: 베티가 자신의 커리어 욕구를 잠시 유보하고 육아에 집중하는 것, 엘시가 경제적 압박 속에서도 베티의 감정을 살피려 노력하는 것 모두 '가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자 헌신입니다. 이들의 관계는 서로의 상처와 불안정함을 지지하며 '함께 살아남는' 파트너십으로 성숙해갑니다.

엘시와 베티의 관계는 '영원한 로맨스'보다는 '지속적인 동지애'에 가깝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육아의 혼란과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 가족의 가장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초상이며, 그들이 서로에게 보여주는 불완전한 헌신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감동이자 메시지입니다.

💓 행복해도 괜찮은 퀴어 서사

이 영화는 "게이들도 행복해도 괜찮다(the Gays allowed to be happy)"는 메시지를 섬세하게 전달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외부의 괴로운 시선 대신, 내부의 사랑과 친밀함에 의지하여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두 여성의 모습을 통해, 관계의 본질은 성별이 아닌 '함께 삶을 꾸려나가는 노력과 헌신'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메리칸 페어런트》는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랑, 일, 그리고 책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큐멘터리적인 현실감과 진심 어린 즉흥 연기로 풀어낸,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부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드라마입니다.

🎯 개인기준(취향) 평점

💕 러브 신 수위: ♥
⭐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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